흥선스님
글쓴이 : 묘안심     첨부파일 :       날짜 : 03-07-15    조회 : 4243







[종교계의 영파워] 직지사 박물관장 흥선 스님



'信心 숨쉬는 불교 유물 되살려야'

  
  ▲ '사찰 문화재에는 1700년 한국 불교의 역사가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다'고 말하는 흥선 스님  


  
종교계의 영 파워 (16) 직지사 박물관장 흥선 스님



우리나라 문화재의 70% 이상은 불교와 관련된 것이고 그중 상당수는 사찰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불교계에서 차세대 문화재 전문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람이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興善·47) 스님이다.
그는 불교계의 문화재통(通)으로 현재 문화재위원인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범하(梵河·56) 스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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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 문을 연 직지사 박물관은 통도사 박물관과 함께 불교계에서 가장 규모있는 박물관이다.
국보와 보물 7점을 비롯하여 18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고승진영전(高僧眞影展)’ 등 대규모 전시회를 개최했다.
또 60여 개에 이르는 말사(末寺)들의 유물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정리·목록화하는 등 사찰 박물관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들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흥선 스님은 “오랫동안 방치돼 온 사찰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찰 박물관들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지사에서 녹원(綠園)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흥선 스님은 해인사 강원을 마친 후 불교사 연구에 뜻을 두고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그가 문화재로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은 1990년대 초였다.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있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에서 2년 반을 보내는 동안
정암사 관련 자료들을 한데 모은 ‘정암사 사적기(事蹟記)’를 만들었다.
또 유홍준(兪弘濬) 명지대 교수가 이끄는 한국문화유산답사회 활동에 참여하여 답사를 다니기 시작했고
그 결과를 담은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 중 ‘팔공산 자락’과 ‘가야산과 덕유산’ 등 두 권을 집필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친분이 있었던 문화재 전문가 고 예용해(芮庸海) 선생의 글을 모은 ‘예용해전집’의 편집 실무를 총괄했다.



흥선 스님은 올해 들어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봄 소장 유물 270여 점을 수록하고 해설한 본격적인 도록을 펴냈고,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선임돼 문화재 행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에는 서울로 올라가 홍익대 대학원생들의 미술사 한문 자료 강독을 지도한다.
얼마 전부터는 가을에 개최하는 ‘한국의 범종(梵鍾)’ 특별전을 위해 전국 곳곳의 박물관과 사찰을 누비고 있다.
흥선 스님은 “불교 문화재는 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만들고 보존하고 예경(禮敬)해 온 사람들의 신심(信心)이 살아 숨쉬고 있으며
그것까지 되살려내서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천=李先敏기자 smlee@chosun.com )